<봉사여행기 _ 골디와 함께하는 댄스교실, 인도 뉴델리편 ②>

 

 

이 글은 한국희망재단 후원자 님이신 '황금명륜(필명)'님께서 한국희망재단의 협력단체인 인도 CSEI를 방문하고 남기신 후기입니다.

 

드디어 댄스교실의 첫 날이 밝았다. 택시기사로 오해했던 CSEI의 활동가 비토(Bittoo)가 호텔로 데리러왔다. 어제 있었던 오해를 다시 설명하고 미안하다고 하자, 별 일 아니니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 모든 것은 짧은 영어 때문인데, 앞으로도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 잘 부탁한다고 당부를 하며 출발했다.
 
댄스교실의 시작에 앞서 먼저 CSEI를 방문했다. 비토를 따라 허름한 건물의 꼭대기층까지 걸어 올라가니, 아담한 사무실이 나왔다. 이곳이 바로 한국희망재단의 인도 현지 협력단체인 CSEI 사무실이었다.

그런데 왠걸! 많은 활동가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사무실에 들른다기에, 간단히 둘러보고 인사 나눈 뒤 댄스교실을 시작하는 걸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CSEI의 활동가들이 한국에서 온 재능기부자와의 미팅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별다른 마음의 준비 없이 가볍게 찾았던 사무실에서, 서툰 영어로 급하게 내 소개를 했다. “제 이름은 김명륜입니다. 그러나 황금명륜이라는 필명을 더 좋아하니 여러분도 저를 골디라 불러주세요. 저는 한국에서 성폭력 등 폭력예방과 인권교육을 하는 프리랜서 강사입니다. 긍정심리와 갈등다루기도 제 관심 분야 중 하나구요. 그리고 일주일에 하루는 장애인 댄스교실을 지도하는 라틴댄스 지도자예요. 또 한 달에 한 번은 잡지에 에세이를 연재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 직업이 여러가지입니다. 지난 1~2월에 네팔에 갔다가 HIV 보균 아동들을 돕는 일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시간 이후로 한국과 가까운 아시아지역의 다른 아이들에게 나의 재능을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한국희망재단에서 도와줘서 오늘 이렇게 여러분을 뵙게 되었습니다. 제가 함께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허락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시간을 만들겠습니다.” 대충 이런 말을 하고 싶어서 온갖 손짓발짓을 섞어가며 열심히 표현했지만, 얼마나 전달이 되었을지는 모르겠다.

 

 

 

내 소개가 끝나자 활동가들은 돌아가며 각자 소개를 했다. 모두의 이름을 외울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 번씩 불러보고 싶어 따라해 보았다. 한국인인 나에게는 어려운 발음의 이름도 많았다. 그걸 열심히 따라하려는 내가 우스워보였는지 덕분에 왁자하게 같이 여러 번 웃음보따리가 터졌다. 열다섯명쯤 되는 활동가들의 소개가 끝나자 이번에는 단체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가기 전에 희망재단의 홈페이지에서 CSEI 소개글을 읽고 갔기에, 다행히 서툰 영어로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2008년에 설립된 CSEI는 달리트와 무슬림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아동과 청년,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얻고, 자신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역의 규모가 작은 NGO와의 협력을 통해 그들의 역량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소개를 마치고, 댄스교실에 참여할 아이들을 영상으로 먼저 만났다. 작년에 진행한 교육발표식을 짧게 편집한 영상물 상영시간이었다. 연극, 노래, , 퍼포먼스 등 아이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동영상이 끝나자 절로 박수가 나왔다. 이렇게 멋진 청소년들이라니! 얼른 만나러 가고 싶었다.

 

 

<골디와 함께하는 댄스교실>의 진행은 활동가 두 명이 함께 할 거라고 했다. 공항에서부터 나를 보살피고 있는 비토와 청소년 교육프로그램 담당인 라울이었다. 인사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나와, 오토릭샤를 타고 15분쯤을 달렸다. 댄스교실을 위해 특별한 공간을 며칠간 임대했다고 한다. 도착해보니 평소 댄스, 노래, 악기연주 등을 위해 연습실로 대여하는 공간이었다. 전신거울이 벽면에 부착되어 있어 댄스교실 진행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이렇게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CSEI에서 준비를 많이 한 것이 느껴져 미안하고 고마웠다.

 

 

 

 
드디어 아이들과의 첫 만남이다. 간단히 내 소개를 하고, 이름을 외우기 어렵겠지만 괜찮다면 한 사람씩 이름을 듣고 싶다고 했더니 환하게 웃으며 자기소개를 한다. 스무명 남짓되는 틴에이져, 청소년들은 하나같이 예쁘고 밝았다. 인도사람이 아니라서, 달리트계급의 자녀로 태어난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힘들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의 생명으로 태어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 자라난 그들이 귀중하다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모든 것들이 그들에게 미처 가닿지 않았더라도, 이들의 밝은 생명력은 거침없이 세상을 향해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 환한 미소와 배움에 대한 열망은, 낯선 이방인의 어색한 긴장마저도 스르륵 풀어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그들에게 빠져들던 뉴델리 지하 댄스연습실에서의 며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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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희망재단 희망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