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희망재단 후원자 님이신 '황금명륜(필명)'님께서 한국희망재단의 협력단체인 인도 CSEI를 방문하고 남기신 후기입니다.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서 미아되는 줄

 

황금명륜(한국희망재단 후원회원)

 

여기저기서 꽃구경 떠나는 상춘객이 넘쳐나던 봄의 한가운데, 며칠간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다녀왔다. 개나리같은 밝은 웃음에, 진달래보다 진한 열정을 머금은, 벚꽃처럼 눈부신 청춘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올해 초, 1월에서 2월까지 일을 쉬고 꼬박 한 달간 네팔에 다녀왔다. 가난하고 아픈 네팔의 아이들을 돌보는 여행이었다. 잘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 생각이 많아졌다. 내 마음 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질문은 “내가 다녀온 곳이 현실의 장소가 맞나? 내가 만나고 온 아이들이 나와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인가?”였다. 그 곳 아이들의 일상은 무상교육조차 마치기 어려울 만큼 고단해 보였다.
 
특별히 내가 뭘 많이 가졌거나, 경제적으로 부유하건 아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 나에게 주어진 것을 그들과 같이 쓰며 살아가고 싶어졌다. 네팔에서 만난 두 아들을 후원하는 것 외에, 다른 어려운 지역의 또 다른 아이들과도 나누며 살고 싶은 마음이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차올랐다.
 
한국희망재단의 후원회원으로 가입을 하고, 희망재단이 지원하는 제3세계 아동을 위해 재능나눔을 할 수 있는 지 문의를 했다. 인도의 뉴델리에서 반가운 회신이 왔다. 인도의 불가촉천민에 해당하는 달리트 아이들을 위해 교육자원센터를 운영하는 NGO인 CSEI(Center For Social Eqity And Inclusion)가 <Dance class with Goldy>를 희망한단다.
 
그렇게 날아간 델리였다. 비행기 값을 아껴 보겠다고, 저렴한 티켓을 구입한 덕에 홍콩을 경유하는 비행기 안에서 두 시간 가량을 넋 놓고 앉아 기다린 것을 빼면 그런대로 오고가는 시간은 잘 버텼다.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 도착해 게이트로 나오면, CSEI에서 예약해 준 호텔에서 픽업을 나와 있을 거라는 정보만 믿고 델리로 갔다. 택시기사가 마중을 나오는 거겠거니 하면서... 그런데 게이트 앞의 기사들이 들고 있는 이름표를 아무리 훑어봐도 내 이름을 찾을 수가 없다. 밤 10시, 생전 처음 와보는 나라에서 국제미아가 될까봐 가슴이 졸여졌다. 희망재단에서 전해 준 호텔 연락처와 CSEI 활동가의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을 돌렸다.

 

 

 

 

 

 

 

 

  

 

 

몇 십 분쯤, 몇 차례의 전화통화가 오갔다. 식당에서 음식 주문하는 수준인 영어회화 실력으로는 전화통화로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어려웠지만, 다행히 막바지 통화에 공항 터미널 밖으로 나가라는 말을 알아들었다. 밖으로 나가보니,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마중을 나와 서로의 인연을 찾고 있었다. 그 속에서 한 눈에 나를 알아본 어떤 인도인이 내 이름이 써있는 보드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어찌나 반갑던지, 초면만 아니면 확 안아버릴 뻔 했다. 무려 세 명이나 마중을 나와 터미널 밖 게이트에서 여기저기 보드를 들고 한국인을 찾고 있었던 거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터미널 안을 서성이며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한 시간이 넘게 택시기사들만 째려보고 있었으니...
 
아무튼 그렇게 극적상봉을 한 뒤, 주차장으로 향했다. 짐을 싣고, 냉방이 되는 차에 오르니 피곤이 몰려온다. 세 명이나 마중을 나왔길래, 인도의 택시는 팀으로 영업을 하나보다 하고 멍하니 있었다. 그런데 마중팀 중에 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자꾸만 CSEI 이름을 대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대화를 시도한다. 피곤해서인지, 안 그래도 딸리는 영어가 유독 더 안 들리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출장 간다고 새벽 6시에 일어나 업무처리를 다 해서 메일로 보내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가 꼬박 10시간 비행기를 탔다. 뉴델리의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현지시각으로 밤 12시였으니, 스물한시간째 눈을 뜬 채 깨어있는 셈이었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서야 마중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었다. 이들은 팀이 아니었다. CSEI의 활동가 두 명이 나를 마중하기 위해 택시를 대절해 온 거다. 어쩜 그리 간단하고도 당연한 말도 못 알아듣고, 그저 택시기사인 줄만 알고 말을 걸어올 때마다 시큰둥 피곤한 티를 팍팍 냈을까. 객실까지 함께 올라와 안전한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살피던 활동가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민망해 내일 아침에 만나자는 인사를 하고 얼른 보냈다.
 
모든 탓은 홍콩경유 에어인디아 노선이 만든 피곤함 때문이라고 자위하며 잠을 청했다. 첫 날부터 혼란과 실수 연발인데 과연 처음 만나는 아이들과 댄스교실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은 잠부터 자자.

 

 

 

 

 

 

 

 

김명륜 (필명 : 황금명륜) 


* 교육협동조합 <같이교육연수원> 대표
- 에세이집 단행본 '같이의 가치' 저자
- 전주지방법원 '화해권고위원'
- 비영리민간단체 '행동하는 긍정, 옵티미스트클럽' 이사
- 에세이스트 (월간 'Beauty M' 매월 연재)

* 교육 분야
- 성희롱, 성폭력, 성매매, 가정폭력 등 (여성)폭력 예방교육 / 성인지 감수성, 성평등 훈련
- 자기긍정 강화훈련, 긍정심리 강점찾기 등 옵티미스트 워크샵
- 스트레스 관리, 의사소통, 인간관계 훈련
- 갈등해결과 조정 등 평화교육


며칠 후 2탄이 올라올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신고
Posted by 한국희망재단 희망씨앗


티스토리 툴바